2007년 7월 4일 저녁, 다음날에 삼천포화력발전소에 업무가 있어서 삼천포 시내
에 숙소를 정하였다. 오후 8시 50분쯤 일행 한명과 볼일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고
있었는데, 남자 중학생 4명이 도움을 요청하였다. 그래서 일견하니 남자노인 한분이 술에 만취해 길바닥에 앉아 눈이 완전히 풀린 상태로 횡설수설하고 있었는데, 중학생들이 일으켜 드리려고 하였으나 도저히 학생들이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지, 우리에게 도움을 청한 것이었다.
처음에는 날씨도 덥고, 노인이 만취해 있어서 망설였으나 어린 학생이 도움을 청해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 노인에게 집이 어디 이시냐고 물어도 횡설수설, 일으켜 드리려고 해도 이미 다리가 풀릴대로 풀려 있었다. 그런데 그 위치가 큰 도로에 접한 이면도로인데다 밤이 깊어가는 상황이고 차의 통행이 잦은 곳이라 그 노인을 그냥 두면 위험한상황이었다.
하는 수없이 중학생들에게 파출소가 어디냐고 물으니, 약 200m 정도 떨어진 큰길
건너편을 가리키며 저 곳에 있다고 하였다. 중학생들에게 우리가 노인을 보호하고
있을테니 파출소에 신고하고 오라고 했더니, 중학생 4명 모두 파출소로 혼신을 다하여 뛰어 갔다. 어떤 녀석은 마음이 급한 나머지 차로를 마구 뛰어서 혹시나 교통사고가 날까 봐 마음이 조마조마할 정도였다.
5분 정도가 지났을까, 그 아이들이 허겁지겁 한명씩 도착하여 “경찰에게 알렸고,
곧 경찰차가 온다”고 하였다. 그리고는 경찰차가 이 곳을 못찾을까 봐 4명이 나누어서 흩어졌다.
결국은 경찰차가 도착하여 그 노인을 경찰에게 인도하고 그 학생들을 보니 무더
위에 뜀박질을 한 직후라 숨을 헐떡거리고 있었다. 그 중학생들에게 어느 학교 다니냐고 물었더니 삼천포중학교 1학년이라고 하였다. 한 학생의 명찰을 보니 이름이 방경훈이었다.
그 학생들의 얼굴은 너무나 선하였고 천사가 따로 없었다.
나는 이번 일 이후로는 절대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할 것 같다. 이 아이들로 인해 내 인생이 변화된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 이 일이 알려지면 누군가도 변화할 것이 아닌가.
바로 이 아이들로부터 세상은 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비록 업무차 방문한 삼천포였지만 다음에는 여유를 가지고 가족과 함께 그곳을 다시 찾고 싶다.
나에게 따뜻함을 보여준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이글이 남긴다.
2007년 7월 충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