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7월령 7월은 맹추(孟秋)되니 입추(立秋) 처서(處暑) 절기로다. 화성(火星)은 서류(西流)하고 미성(尾星)은 중천(中天)이라. 늦더위 있다 한들 절서(節序)야 속일소냐. 비밀도 가비업고 바람끝도 다르도다. 가지 위의 저 매아미 무엇으로 배를 불려 공중에 맑은 소리 다투어 자랑는고. 칠석에 견우 직녀 이별루가 비가 되어 섞인 비 지나가고 오동잎 떨어질 제, 아미(蛾眉) 같은 초승달은 서천에 걸리거다. 슬프다 농부들아 우리 일 거의로다. 얼마나 남았으며 어떻게 되다 하노. 마음을 놓지 마소 아직도 멀고 멀다. 골 고두어 김매기 벼 포기에 피 고르기 낫 버려 두렁깍기 선산에 벌초하기 거름풀 많이 베어 더미지어 모아 놓고 자채논에 새 보기와 오초밭에 정의아비 밭 가에 길도 닦고 복사도 쳐 올리소. 살지고 연한 밭에 거름하고 익게 갈아 김장할 무우 배추 남 먼저 심어 놓고 가시 울 진작 막아 서실함이 없게 하소. 부녀들도 헴이 있어 앞일을 생각하소 베짱이 우는 소리 자네를 위함이라 저소리 깨쳐 듣고 놀라쳐 다스리소. 장마를 겪었으니 집안을 돌아 보아 곡식도 거풍하고 의복도 포쇄(曝曬)하소 명주오리 어서 몽져 생량전(生凉前) 짜아 내고 늙으신네 기쇠하매 환절 때를 조심하여 추량(秋涼)이 가까우니 의복을 유의하소. 빨래하여 바래이고 풀 먹여 다듬을 제 월하의 방추 소리 소리마다 바쁜 마음 실가(室家)의 골몰함이 일변은 재미로다. 소채 과실 흔할 적에 저축을 생각하여 박 호박 고지 켜고 외 가지 짜게 절여 겨울에 먹어보소 귀물이 아니 될까. 면화밭 자주 살펴 올다래 피었는가 가꾸기도 하려니와 거두기도 달렸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