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굴렁쇠 요즈음은 자전거나 롤러스케이트와 같은 탈것이 많아 종적을 감추고 말았지만 60년대까지만 하여도 굴렁쇠는 바퀴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 주면서 즐겁게 놀 수 있는 기구의 하나였다. 우리지역에서는 통 테라고 불리던 굴렁쇠는 둥근 테로 된 것이면 무엇이든 굴렁쇠로 쓸 수가 있었다. 장군(술이나 물을 담기 위하여 나무로 만든 원통형의 그릇)을 매는 대나무 테는 물론 양철로 된 물통을 죄는 두꺼운 양철 테, 심지어는 자전거나 리어카 바퀴도 굴렁쇠로 이용했다.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것은 대나무로 된 장군 테였으나 가장 좋은 굴렁쇠는 장구 테였다. 대나무 테는 손쉽게 구할 수는 있었지만 너무 가벼웠고 양철 테는 잘 휘어져 재미가 덜 했을 뿐 아니라 리어카나 자전거는 바퀴가 너무 커서 아이들에겐 힘이 부쳤다. 굵은 철사로 된 장구 테는 이음새가 없을 뿐더러 무게까지 적당하게 실려 굴리고 다니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굴렁쇠는통테 채’라 불렀던 굴렁대로 굴리고 다녔는데 논둑길이나 좁은 길에서 바람을 가르며 굴렁쇠를 굴리고 다니는 모습은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