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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현향토사

7. 제례   제사만큼 각 가정에서 독특한 풍속을 갖고 있는 예도 드물다. 관례(冠禮), 혼례(婚禮), 상례(喪禮)는 많은 일가친척, 마을 사람들이 더불어 행하는 례(禮)이기 때문에 서로 보고 느끼고 들어서 공통적인 내용으로 행해지고 있지만 제사는 가정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가정마다 내용이 다를 수밖에 없다. 처가나 성이 다른 친척, 예컨대 고모나 이모, 외숙부 집의 제사에 참여할 때 당황하게 되는 경우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제사의 내용을 설명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여기서는 공통된 내용만을 간략하게 기술한다.   조상 숭배를 위한 제사에는 많은 음식이 제상으로 차려진다. 가정 형편에 따라 차이가 있겠으나 진설(陳設)하는 음식은 ‘큰상’에 밥과 국(탕)을 더한 것으로 보면 된다. 과일로는 홍동백서(紅東白西)에 맞춰 맨 앞줄에 차리고 뒷줄에는 어동병서(魚東餠西), 중간에는 육포류, 어포류, 간장 김칫국, 전 등을 차려 놓고 맨 뒷줄 가운데 밥과 탕, 그 앞에 나물과 반찬을 차린다. 한가지 금기 음식으로는 비늘이 없는 생선, 즉 갈치나 고등어 따위는 제상에 올리지 않는다. 그리고 귀신을 쫓는 과일로 전해지는 복숭아도 쓰지 않는다. 제사음식은 조상을 숭배하는 마음으로 올리는 상인만큼 깔끔하고 단정하게 하여 정성을 다한다. 제사가 있으면 일가 친척들은 제사고기를 갖고 오거나 깨끗한 쌀을 갖고 와 밥(뫼)을 짓도록 하는데 이웃에서 쌀을 주기도 한다.   제사가 끝나면 음복(飮福)이라 하여 제관들은 음식을 나누어 먹는데 제사음식은 가급적 많은 사람이 나눠 먹어야 한다는 속설 때문에 온 마을에 나누어준다. 제사음식을 나누어 먹을 때는 제사상에 차렸던 음식을 골고루 다 나눠줘야 한다는 습속 때문에 대추나 밤을 여러 조각으로 잘라 가를 정도다. 이런 제사의 풍속이 외국 사람들의 눈에 이상하게 보이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산 사람보다는 죽은 사람에 대한 정성이 더 지극한 우리 나 제사는 ‘한국 사람은 죽지 않고 사라진다’는 표현이 더 합당할지도 모른다.

  보통 가정의 기일제사는 1백년이 넘게 이어지는데 그것은 4대(代)까지 제사를 지내기 때문이다. 5대(代)를 넘긴다 해도 제사가 끊어지는 것은 아니다. 5대(代)째부터는 묘사(墓祀) 또는 시제(時祭), 시사(時祀)라 해서 매년 후손들이 산소에서 제사를 지낸다. 대(代)가 끊기는 일만 없다면 영원히 산사람으로부터 제향(祭享)을 받게 돼 있다. 흔히 ‘시사(時祀)’라고 말하는 ‘산소 제사’는 때로는 가문의 위세를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제답이나 문중답이 많은 집안에서는 소를 잡아 제를 지낼 정도로 규모가 엄청나다. 자손이 번창할수록 제관도 수백명이 참여해 가문의 번성함을 자랑으로 삼는다. 이렇게 수백년을 이어 오던 시사나 제사도 많은 변화를 가져 왔다. 기독교 신자가 불어나는 만큼 제사를 지내지 않는 집이 늘어나고, 모두가 바쁜 생활을 하고 있는 탓에 산 사람의 편리를 위한 제사 방법이 생겨나고 있다.   제사 절차를 약식으로 하는 것은 그래도 나은 편이고 제사를 지내는 추세가 늘어나고 있다. 자정이 지나야 지내던 풍습이 귀찮다는 이유로 저녁때 지내고 저녁밥 대신 제사음식을 먹는 것이다. 요즘은 이마저 귀찮아 토요일이나 일요일을 택해 여러 조상들의 제사를 한꺼번에 지내는 ‘인스턴트 제사’도 흔해졌다. 직장생활이 바쁘다는 핑계로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휴일에 ‘1년 제사’를 몽땅 지내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시사에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가정 제사는 조상의 기일(忌日)에 맞추지만 시사는 가을에 지내기 때문에 한날 한꺼번에 모아 지내도 마음의 부담이 덜하다. 매년 정해진 달의 정해진 일요일에 시사를 한꺼번에 지내는데 원래 시사는 산소에 가는게 원칙이지만 한꺼번에 지낼 경우 그럴 수가 없어 주로 재실(齋室)을 이용한다. 산소에서 지낼 경우 초헌관(初獻官), 아헌관(亞獻官), 종헌관(終獻官)과 같은 예법이 있으나 이런 법을 지킬 수 있을 정도로 제관이 오지 않지만 재각(齋閣)에서 한꺼번에 지낼 경우 찾아오는 제관이 많아 오히려 더 좋다는 게 현대인의 사고방식이다.   그리고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산소를 한 곳에 모으는 집묘(集墓)도 늘어나고 더욱이 합봉(合封)을 하는 예도 있으니 조만간 제사풍속은 큰 변화가 예견된다.

★ 참고문헌 사천군지편찬위원회「사천군지」 1990. 8. 30. 정동면지편찬위원회「정동면지」 1996. 10. 30. 진양문화원「진양민속지」 1994. 12. 1. 성균관「우리의 생활예절」 전례연구위원회 1994. 11. 30. 권영한「사진으로배우는 관혼상제」 1998. . . 전원문화사 조선일보사「사진으로 보는 가정의례」 1995. 3. . 홍석화「토종문화와 모듬살이」 1997. 6. 10. 학민사 김용태「옛살림 옛문화 이야기」 1997. 2. 5. 대경출판 김용갑「영남과 호남의 문화비교」 1998. 10. 28. 도서출판풀빛 연변대학출판사「조선족민속연구」 1994. 9. 25. 서울대학교출판부 박성석「우리의 민속문화」 1997. 8. 5 경상대학교출판부 이백산「남양의 역사와 문화이야기」 1996. 5. 1. 남양향토사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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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2016-06-23 16: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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