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1節 성(姓)의 연원(淵源)   성(姓)은 혈족관계를 표시하기 위하여 제정된 것으로, 이것이 언제부터 발생하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미 인류사회가 시작되는 원시시대(原始時代)부터 이러한 관념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원시시대는 혈연(血緣)을 기초로하여 모여사는 집단체로 조직되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처음에 모(母)만 확실히 알 수 있고 부(父)는 알 수 없었다. 그러므로 처음에 모계혈연(母系血緣)을 중심으로 모여사는 이른바 모계사회(母系社會)가 나타났다가 뒤에 부계사회(父系社會)로 전환되었거니와 모계사회 건 부계사회 건 원시사회는 조상이 같은 사람들이 집단을 이루고 살았다. 그러므로 우리는 원시사회를 씨족사회(氏族社會)라고 하는 것이다.   씨족사회는 씨족 전원(全員)이 힘을 합하여 수렵(狩獵), 어로(漁撈), 농경(農耕)을 경영하고 외적의 침입도 공동으로 방어하였다. 그리고 씨족사회는 그 집단을 통솔하기 이하여 씨족 구성원 가운데 가장 경험이 많고 덕식이 있는 사람을 뽑아서 씨족장(氏族長)으로 삼고 중대한 일이 있을 때에는 씨족회의를 열어서 결정 하였는데, 씨족회의는 민주적이어서 씨족원은 누구나 다 동등한 자격으로 참석하고 씨족 전원의 찬성으로 결정하였다.   씨족사회도 시대가 흐르고 인구가 증가하고 대(代)가 멀어짐에 따라 자연히 같은 씨족 중에도 혈통(血統)이 가까운 사람들끼리 모여 살게되어 여러 개의 씨족집단(氏族集團)이 나타나게 되었다. 이와 같이 많은 씨족집단이 나타나게되자 자연히 가까이 있는 씨족들끼리 서로 합하여 더 큰 사회를 조직하고 생산물(生産物)을 교환하고 외적을 방어하였다. 이러한 사회를 우리는 부족사회(部族社會)라 한다.   부족사회에서는 씨족장(氏族長)들이 모여서 부족장(部族長)을 선출하고 부족국가(部族國家)를 형성하였으며, 부족국가는 다시 부족연맹체(部族聯盟體)를 조직하고 부족연매의 왕을 선출하여 국가생활을 영위하게 된 것은 오늘날 사회학(社會學), 역사학(歷史學)의 상식으로 되어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인류사회는 혈연에서 출발하고 혈연을 중심으로 하여 발전하였기 때문에 원시시대부터 씨족에 대한 관념이 매우 강하였다.   자기 조상을 숭배하고 동족(同族)끼리 서로 사랑하고 씨족의 명예를 위하여 노력하였다. 그리고 각 씨족은 다른 씨족과 구별하기 위하여 각기 명칭이 있었을 것이며, 그 명칭은 문자를 사용한 뒤에 성(姓)으로 표현하였는데, 동양(東洋)에 있어서 처음으로 성을 사용한 것은 말할 것도 없이 한자를 발명한 중국이었으며, 처음에는 그들이 거주하는 지명 또는 산명(山名), 강명(江名)으로 성을 삼았다. 예컨대 신농씨(新農氏)의 모(母)가 강수(姜水)에 있었으므로 성을 강씨(姜氏)라 하고, 황제(黃帝)의 모가 희수(姬水)에 있었으므로 성을 희씨(姬氏)라 하고, 순(舜)의 모가 요허(姚虛)에 있었으므로 성을 요씨(姚氏)라 한 것은 이것을 실증(實證)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