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 3 節 삼한시대(三韓時代)   《삼국지》(三國志)위서(魏書) 한전(韓傳)에 “한은 대방(帶方)의 남쪽(한강 이남)에 있어 동서남은 바다로 한계를 지우고. 남은 왜와 접하여 사방이 4천리가 된다. 3종(三種)이 있어 마한(馬韓).진한(辰韓).변한(弁韓)이라 하는데 진한은 옛적의 진국(辰國)이다”고 기술하고 있다. 그리고 지역으로 분립되어 있는데 마한 54국.진.변한은 각각 12국이다. 위치에 대해서는 몇몇을 제외하고는 정확하게 알 수가 없다. 그러나 변한 12국은 대체로 낙동강(洛東江)과 경남 해안을 중심으로 분포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가야의 전신 혹은 초기가야와 동일한 경역(境域)임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12국을 열거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변진미리미동국(弁辰彌離彌凍國:密陽지역) 2) 변진접도국(弁辰接塗國:漆原지역) 3) 변진고자미동국(弁辰古資彌凍國:固城지역) 4) 변진고순시국(弁辰古淳是國:晋州지역) 5) 변진반로국(弁辰半路國:？) 6) 변진낙노국(弁辰樂奴國:河東지역) 7) 변진미오야마국(弁辰彌烏邪馬國:高麗지역) 8) 변진감노국(弁辰甘路國:？) 9) 변진구야국(弁辰狗邪國:金海지역) 10) 변진주조마국(弁辰走漕馬國:昌原지역) 11) 변진안야국(弁辰安邪國:咸安지역) 12) 변진독노국(弁辰瀆盧國:巨濟지역)

  위 12국명의 비정(比定)을 놓고 학자나 향토사학가에 따라서는 몇 개의 나라를 제외하고는 언어학적 또는 역사지리학적 고증에 불합리성을 들어 정확한 위치에 대한 비정을 서로 달리하는 경우가 많음을 보게 된다.예컨대 ④ 의 변진고순시국을 함창(咸昌)또는 진주(晋州)지역 10)의 변진주조마국을 김천(金泉).합천(陜川).김해(金海) 또는 창원(昌原)지역 12)의 변진독노국을 거제도(巨濟島) 혹은 동래(東萊)로 비정하는 경우 등이다.   이 외에 위 12국에서는 제외되고 있으나 변진 24국중에 포함된 변군미국(弁軍彌國)이 있다. 이를 이병도박사(李丙燾博士)는 사천 곤양면(昆陽面) 지역이라 비정하는 반면.일본학자의 쯔다(津田左右吉).수에마쯔(末松保和)양씨는 김천 개령면(開寧面)지역으로 비정하고 있다. 그런데 ≪삼국사기≫<신라본기>내해왕조(奈解王條)를 보면 A.D. 3세기 초엽 포상팔국(浦上八國)에 관한 기사가 나오고 또 ≪국사대사전≫ 곤미국조(昆彌國條)에 의하면 동환록(東寰錄)을 전거로 한 곤미국은 포상 8국때 곤미국의 전신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음운학적 또는 역사지리학적 고증에서 이병도 박사가 주장한 곤양지역설이 합리성을 갖는다 하겠다.   같은 맥락에서 유추(類推)해 볼때 사천지역(곤양면 지역을 제외한)도 변한지역에 포함되는 것이라 하겠다. 그런데 사천은 푸짐한 사천만을 안고 있고 또 기름진 들녘이 펼쳐져 있을 뿐 아니라 기후.풍토.환경성 등의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풍부한 물산으로 일찍부터 타지역과의 해상교역(海上交易)을 통해 널리 알려진 고장이다. 그래서 유력한 부족국가로 형성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을 갖춘 후보지임에도 불구하고 12국중에 포함되지 않음은 어찌된 일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지금까지 사천지역에 대한 고고학적인 발굴.조사와 문헌사학적(文獻史學的)인 연구성과가 미흡(未洽)하기 때문에 이 지역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됨직한 자료는 아직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변한 12국 중에 변진고순시국을 진주지역.변진고자미동국을 고성지역으로 비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볼 때 본고(本稿)는 이들 두 지역 중간에 위치한 사천은 변진고자미동국에 속했거나 아니면 친연성(親緣性)을 가진 별음(別邑)으로 존재했을 가능성이 짙다. 그러한 근거는 사천이 고성과 이웃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같은 해상 세력으로서 앞서 말한 3세기 초엽 사천을 비롯 고성∙진동∙곤양∙마산 등 포상8국의 연합세력이 가라(또는 신라)와 대적한 그 지역과 역사성을 상고해 볼 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