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 2 節 유교(儒敎)의 개사(槪史)   유교가 우리나라에 전래한 연대는 확실하지 않으나 당나라에 유학생을 보내며 국자학(國子學)을 세운 것으로 보면, 삼국시대(三國時代)에 이미 유교가 일반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고구려는 372년(소수림왕 2)에 태학(太學)을 세워 자제를 교육하였고, 백제는 285년(고이왕 52)에 왕인(王仁)이 벌써 일본에 <논어>와 <천자문 : 千字文>을 전하였으며, 신라는 비교적 늦어 682년(신문왕 2)에 국학을 설립하였다.    당시 유학의 목표는 첫째로, 경전과 사기(史記)에 통달하여 정치나 법률 제도를 잘 알며 또 그것을 운용할만한 관리가 되는 것이며, 둘째는 사부(詞賦)와 문장을 능하게 하는 일이었다. 따라서 그 때의 유교는 내구적(內求的)이 아니고 외구적(外求的)이며 목적을 위한 것이 아니고 수단을 위한 것이었다.    이처럼 삼국시대는 원시 유교사상(原始儒敎思想)을 도입하는 시기로서 경학(經學)이 중심이 되었고, 교육과 사회제도의 개력. 정비에 진력하였으며 윤리적 계율(戒律)의 오계(五戒)인 충(忠)·효(孝)·신(信)·용(甬)·의(義)는 유·불(儒彿)의 공통 덕목으로서 화랑(花郞)들이 무용담(武勇談)에서 보는바와 같이 충효사상의 국민윤리로서 확립되는 시기라 하겠다.    통일신라시대에는 강수(强首). 설총(薛聰) 등 유명한 유학자들이 배출되었고, 당나라에 유학을 한 김운경(金雲卿). 김가기(金可紀). 최치원(崔致遠) 등은 문명(文名)이 높았으며, 특히 최치원은 당나라 황소(黃巢)의 난(亂)을 토벌하는데 격문(檄文)을 지어 당세를 놀라게 하였다.    고려시대는 말엽에 이르러 안향(安珦)등에 의해 주자학(朱子學)이 전래된 후 고문경학(古文經學) 중심에서 사서오경(四書五經) 중심으로 발전되어 송나라의 성리학(性理學)을 수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뿐만 아니라 형이상학적(形而上學的) 논리체계와 합리적 윤리정신을 고취하는 새로운 학풍이 조성되어 신사조(新思潮)를 형성하기에 이르렀으며, 이색(李穡)·정몽주(鄭夢周)·이숭인(李崇仁)·정도전(鄭道傳)·권근(權近)·길재(吉再)등 유학자(儒學者)가 배출되어 유학의 신국면을 개척하였다.    조선시대는 숭유정책(崇儒政策)이 국시(國是)로 정해짐에 따라 성리학적 소양을 지닌 신진 사대부(士大夫)들이 조선 건국의 주체세력이 되면서, 조선의 정치는 유교의 덕치주의(德治主義)와 민본(民本) 사상을 바탕으로 왕도정치(王道政治)를 구현하는 데 그 이상을 두었다. 그 중에도 조광조(趙光祖)는 유교의 이상 사회인 요순시대를 현실 정치에 실현시키려는 지치주의(至治主義)를 주장하다가 세속적 세력에 의해 희생되었던 참된 유교인이요, 조선시대사는 이러한 유교적 정신을 존중하여 군왕에게도 선비를 특별히 우대할 의무가 부여되어 있었다.    이와 같이 조선의 유학은 치국(治國)의 원리가 되었으며 우리나라 유학의 전성시대를 이루었다. 유학자 중에도 이황(李滉)과 이이(李珥)가 가장 뛰어나 우리나라 유학사상(儒學史上) 대표적인 유현(儒賢)으로서 존경을 받았다. 그러나 유자(儒者)들이 점차로 학파를 형성하여 나중에는 동인(東人)과 서인(西人)의 붕당(朋黨)으로 대립하여 당쟁의 씨앗이 되기도 했지만 우리나라 사상상(思想上) 차지한 위치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시대 변천에 따라 쇄국정책(鎖國政策)에서 문호개방의 기세를 보이자 전국의 유생(儒生)들은 외세(外勢) 배척을 적극 주장하였으나 수구(守舊)운동은 성공하지 못하고 우리나라 개화 혁신의 공적보다는 도리어 장애물의 존재가 되었다. 그 원인은 구한국 말기의 유교가 유신정신(維新精神)을 망각한 채 보수(保守)와 완고(頑固)만 고집했기 때문이다. 1910년 한일합방(韓日合邦)과 동시에 일본의 소위 문화정책에 따른 일부의 유학자류(儒學者類)가 성균관(成均館)을 경학원(經學院)이라 개칭하고 명륜전문학교(明倫專門學校)를 부설하여 공죄(功罪) 상반적(相反的)인 기형적(畸形的) 교육을 실시하다가 8.15광복 후 전국 유림(儒林)의 총의에 의해 경학원을 다시 성균관으로 환원시키고 1946년 유림의 결합체인 유도회(儒道會)를 결성하고 성균관대학(成均館大學)이 창립되어 유학정신에 의한 새로운 민주교육을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