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1일 저는 사천시터미널에서 곤양마을로 가기위해 시내버스를 기다렸고 90번 버스를 타게되었습니다.
(사실 어리버리 타느라고 무작정 오는 버스만 보고는 제 앞에 멈춰선 기사님께 행선지를 여쭤본 것이 다라서 번호는 다를 수 있습니다. 시간은 20:2~30분대였습니다^^)
그렇게 막차같은 시내버스에는 저 혼자만이 탔고 비가 내리다가 말다가 하는 변덕스러운 날씨였습니다.
그러다가 곤양에 점점 도착할수록 빗줄기가 거세지고 우산을 미처 챙기지 못했던 저는 불안했지만 어차피 택시를 타고 또 이동을 하려고 했기에 애써 침착하게 행동하려고 했습니다.
이내 마지막 행선지인 곤양에 도착하고 빗줄기는 제법 굵어지고, 터미널은 닫혔있는 상태..
저는 택시회사에 전화를 걸었고 날씨탓에 20분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택시기사님의 말에 그저 택시정류장으로 가서 잠자코 기다렸습니다.
저를 태우고 운행하셨던 버스기사님은 이제 퇴근하시는 모양으로 버스를 멈추시고는 어디론가 사라지셨고 저는 그저 비를 피해 바람을 맞으며 아무생각없이 택시기사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바로 제 앞에서 검은색 차 한대가 멈추더니 택시를 탈거냐고 물으시는데.. 자세히 보니 아까 그 버스 기사님이셨어요!
그래서 택시를 타야하는데 20분 뒤에나 온다고 하니 어디에 가냐고 합니다.
아무리 버스기사님이여도 낯선이고 무서운 세상이다보니 질문에 제가 주저하자 본인이 서포에 산다고 하셔서 저도 모르게 탔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서포에 본가가 있고 목적지가 그 방향이여서..
얼마나 정신이 없었는지 앞좌석도 아니고 뒷좌석에 낼름 타버린 저..
바로 사과 드리니 어차피 앞자리엔 짐이 많다며 괘념치 말라하시면서 따스하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앞좌석 깨끗해보였어서..)
사실 저는 아버지의 부고소식으로 곤양에 있는 장례식으로 향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래서 목적지가 어디냐고 물으셔서 추모원 장례식장에 내려주실 수 있냐하니, 기사님은 서포로 가는 길이니 흔쾌히 알겠다고 하시며 저를 데려다주셨습니다. 당연한 일이겠습니다만은 목적지가 목적지인지라 누가 상을 당했는지나 고향이 어딘지 물어보실법도 하셨으나 그저 기사님께서는 곤양의 밤택시 근무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시며 아마 오래 기다려야 했을테니 이 차를 타는게 나았을 것이다 라고 말하며 너스레를 떨어주셨습니다.
어쩌면 아버지께서 마지막까지 딸자식 힘들지말라고 내려보내주신 천사가 아닐까? 싶을정도로 비도 안맞게 장례식장 출입구까지 태워주신 기사님께 너무나도 감사했습니다.
7/31일 저녁 20:2~30분경 사천터미널 맞은편 정류장에서 90번 곤양시내버스를 운행하셨던 이름도 여쭤보지못한 천사같은 기사님..!
고개를 몇번이나 숙여도 모자랐고 감사하다는 말도 부족하게 한 것만 같아서 이 곳에서 기사님께 다시 한번 감사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기사님 덕분에 3일내내 아버지 곁을 지킬 수 있었고 마음놓고 슬퍼할 수 있었습니다. 기사님 덕분입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바랄뿐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몇몇분들이라면 그런 사소한 이유로 타다니! 하고 놀라시거나 질타하실 수 있지만 정말 무섭고 험난한 세상이 되었지만서도 오랜만에 고향에 왔고 어릴적 늘 고향에서 받아본, 아무렇지 않게 타봤던 이웃주민들의 차라고 생각해서였는지 아니면 부고에 너무 정신이 없어서였는지 모릅니다.
절대 저처럼 마음놓고 따라하시면 안되는거 아시죠? 저는 친절하고 상냥한 은인을 만났기에 다행이였다는 것을 알아주세요!
부디 이 글이 버스기사님께 전달되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