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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양향토사

2. 도깨비보(洑)

도깨비 보

  곤양천(昆陽川)은 들을 이루고 관개(灌漑)ㆍ수리(水利) 등 혜택을 주었는데 유역에 많은 보(洑)가 있었다. 지금은 콘크리트의 근대(近代) 보지만 옛날은 돌과 말뚝으로 얼귀를 쳐서 막은 것이었다. 이런 보가 우리 지역에만도 7개나 있었다. 그 중에 도깨비보가 있는데 지금은 그 위에 새 보가 있지만 옛날은 솟골들이 이 보의 몽리(蒙利)에 들어 작인(作人)들의 수가 50, 60명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 도깨비보는 뒷밭들에서 언밑 덤서리를 건너는 징검다리 역할까지 하여 통행에 편의를 주는 보였다. 그런데 이 도깨비보에 대해 전해 내려오는 설화(說話)가 있다. 그 당시 이 자리에 막은 보는 큰 비만 오면 유실되어 한 해에 몇 번씩 작인(作人)들이 총동원되어 다시 보를 막는 역사(役事)를 했다. 그러자니 작인들의 노고와 시름은 비가와도 걱정 안 와도 걱정이었다. 몇 일 전에 큰 비가 와서 또 보가 터졌다. 농사철 더운 여름 날 또 작인들은 지개와 삽ㆍ괭이를 들고 복구 작업에 나섰는데 워낙 일이 많아 반쯤 하다가 해가 저서 그 날 일은 그만 두었다. 그 날 밤 또 비가 올 것 같이 별이 안 보이고 구름이 낮게 깔려 캄캄해지는데 보를 관리하는 늙은 보강구가 걱정이 되어서 보가 있는데로 나가 앉아 있다가 잠이 들었다. 잠깐 잔 듯한데 보 밑에서 물소리인 듯 괴성인 듯 왁작지껄한 소리가 나서 정신을 차려 자세히 보니 도깨비들이 춤을 추고 놀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한 도깨비가 보강구를 발견하여 두목에게로 끌고 갔는데 두목이 껄껄 웃으면서 좋은 안주거리가 생겼다고 기뻐하며 왠 놈이냐고 물었다. 그래서 이 보강구는 보가 걱정이 되어 나왔지 그대들을 방해하러 나온 것이 아니니 나를 보내주라고 했다. 그러나 두목은 너 같은 좋은 안주를 보내줄 수는 없으니 죽을 때 죽더라도 우리와 같이 놀자고 하면서 손을 잡아 끌었다. 할 수 없이 보강구는 술판에 어울려 같이 춤을 추다가 정신없이 취해 그 자리에 쓸어져 버렸다. 날이 새어 보강구가 정신을 차려 일어나 보니 기적 같은 일이 눈앞에 보였다. 인력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견고한 보가 막아져 있었는데 장정 몇 십 명이 달라 들어 목도를 해도 끄덕도 안 할 큰 돌이고 이 근처에는 이런 돌이 없으며 불가사의(不可思議)한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보강구는 간밤의 꿈과 같은 일이 어슴푸레 생각나고 도깨비들이 막았을 것이라고 하여 이 보를 도깨비보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 뒤 이 보는 아무리 큰비가 와도 유실되지 않고, 수 십 년을 견디었다고 한다. 지금은 보 흔적도 없고, 도깨비들이 날랐다고 하는 그 큰 돌은 한덩이도 없는데 그 돌들은 하천 정리를 하면서 제방(堤防)쌓는데 들어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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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2020-07-28 15:5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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