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팔월령 팔월이라 중추되니 백로추분 절기로다 북두성 자루돌아 서편을 가르키니 선선한 조석기운 가을뜻 완연하다 귀뚜라미 맑은소리 벽틈에 들리누나 아침에 안개끼고 밤이면 이슬내려 백곡을 성실하고 만물을 재촉하네 들구경 돌아보니 힘든일일랑 공생하다 백곡이 이삭패고 열음들어 고개숙여 서풍에 익은빛은 황운이 일어난다 백운같은 면화송이 산호같은 고추다래 처마에 널렸으니 가을볕이 명랑하다 안팎마당 닦아놓고 발채망구 장만하소 면화따는 다리끼에 수수이삭 콩가지요 나뭇꾼 돌아올제 머루다래 산과로다 뒷동산 밤대추는 아이들 세상이라 알암도 말리어라 철되어 쓰게하자 명주를 끊어내어 가을볕에 마전하여 쪽들이고 잇들이니 청홍이 색색이라 부모님 연만하니 수의를 유의하고 그나마 마로재어 아들딸 혼수하세 지붕위에 크는박은 요긴한 기명이라 댑싸리 비를매어 마당질에 쓰오리 참깨들깨 거둔후에 중올벼 타작하고 담배밭 녹두말을 아쉬워 작전하랴 장구경도 하려니와 흥정할 것 잊지마소 북어쾌 젖조기로 추석명일 쉬어보세 신도주 올려송편 박나물 토란국을 선산에 제물하고 이웃집 나눠먹세 며느리 말미받아 본집에 근친갈제 개잡아 삶아얹고 떡고리며 술병이라 초록장옷 반물치마 단장하고 다시보니 여름동안 지친얼굴 소복이 되었느냐 중추야 밝은달에 지기펴고 놀고오소 금년할일 못다하여 명년계교 하오리라 밀대베어 더운갈이 모맥을 추경하세 끝끝이 못익어도 급한대로 걷고가소 인공만 그러할까 천시도 이러하니 반각도 쉴새없이 마치며 시작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