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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삼을 말하다

통금해제 사이렌이 울릴 때 까지 바둑을 두셨어요. - 강외숙 문화관광해설사

작성일
2020-12-06 15:03:28
작성자
박재삼문학관
조회수 :
310
통금해제 사이렌이 울릴 때 까지 바둑을 두셨어요. - 강외숙 문화관광해설사
박재삼을 말하다.
강외숙 사천시 문화관광해설사


1980년대 제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첫 직장을 가졌습니다.
그때 82년인가 83년인가 확실한 연도는 기억을 못합니다.
저희 상사이신 사무국장님실로 어떤 촌로 한 분이 퇴근시간 즈음에 찾아오셨어요.
정말 시골에서 금방 농사짓고 손만 씻고 나오신 분처럼
어수룩하다 해야하나 딱히 표현할 수는 없는데
처음 느낌이 아 깨끗하지 못하다. 어떤 그런 생각을 하고 그 분을 뵈었습니다.

두 분이서 국장실에서 나오시질 않았어요.
그때 저희 퇴근시간이 5시였습니다.
5시가 넘어도 두 분이서 꼼짝도 안하시고 사무실에 앉아서 뭘 하시는지
결재를 들고 들어갈까 아니면 퇴근을 해야하나.
지금은 퇴근시간 되면 직장생활 하시는 분들이 퇴근시간이다 하고 땡하고 집으로 돌아가지만 그때 만큼은 상사분이 퇴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희가 함부로 퇴근합니다 하고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무작정 기다렸습니다.

문 사이로 아무 소리가 안났어요. 그러나 간혹 문틈 사이로 비춰지는 하얀 담배연기만 자욱했습니다.
그래서 그때 당시 우리 계장님께서 강양아 니가 한 번 들어가 봐라.
아무래도 이 두 분이서 뭐하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말씀하셔서 제가 노크를 하고 들어갔더니 두 분이서 정말 바둑에 심취되어서 국장님실 안은 담배연기만 자욱하고 두 분이서 말 없는 대화를 바둑판만 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때 국장님 결재 올릴까요 라는 말을 못하고 그냥 문을 닫고 나왔습니다.

그렇게 해서 기다린 것이 새벽 4시였습니다.
그때는 통행금지가 있었습니다.
계장님과 제가 사무실 안에서 쪽잠을 자고
아 혹시 두 분이서 무슨 일이 있나 하고 문을 살짝 열어보니
역시 마찬가지로 처음과 똑같이 바둑판을 보고 계셨습니다.

새벽을 알리는 사이렌 소리가 들리고 두 분이서 자리를 털고 일어서시면서
어 아직 집에 안갔나 이렇게 말씀하시는거에요.
그래서 저희 계장님이 국장님이 퇴근 안하셨는데 저희가 어떻게 퇴근합니까. 하고 앞서 나가면서 하시는 말씀이 따라오이라 저 시장통에 가서 씨락국에 막걸리나 한 잔 묵자 그러시는거에요

그래서 무작정 따라갔습니다. 따라가서 우리 국장님이 말씀하시기를
야 이거 우리 동네 글쓰는 놈인데 오늘 내한테 찾아와서 본의 아니게 너희 둘한테 피해를 입혔네. 
 
그러시면서 야가 박재삼이다. 삼천포고등학교 진짜 공부 잘 했거든.
그래 우째 찾아와 있었는데 저녁을 안먹여서 할 수 없이 씨래기 해장국이나 먹여야 되겠다.
이렇게 말씀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제가 재삼이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이 분 때문에 내가 퇴근을 못하고
이 분 때문에 새벽 사이렌 소리를 다 들어보고
뭐지? 하는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었는데

이제와서 제가 박재삼 문학관에서 사천시 문화관광해설사로써 
선생님에 대해서 해설을 하고 설명을 해드릴 때
아 그때 그분하고 대화를 좀 더 나눴으면 선생님하고 친밀감이 더 돈독하게 있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를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박재삼 선생님하면 제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촌로의 느낌, 어수룩함 손톱에 때가 낀 그 모습에서 담배 한 개피를 들고 있던 그 생각이 아주 많이 납니다.

그렇게 해서 선생님하고 인연이 되었는데
그리고 난 뒤 제가 해설사로 입문을 해서 박재삼 문학관에 와서 선생님에 대한 것을 설명을 해드릴때 어떤 자료를 찾아서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만이 오시는 분들에게 선생님과 삼천포의 서정시인 박재삼을 어떻게 알려야 할까
많이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또 한가지 팁을 받았습니다.
옛날에 새연탄 공장이라는 저희 삼천포 팔포 지역에 연탄 공장이 있었습니다.
그 공장의 사장이셨던 (박재삼 선생님의) 장모님이 저희 집안 고모님이십니다.
그 분이 두 분을 중매를 해서 결혼을 했다 그런 말을 들었습니다.
아 그래서 선생님과 저와의 인연이 이렇게 깊게 새겨볼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어서 박재삼 선생님을 오신 분들께 알릴 때 어떤 큰 자부심을 가지고 저는 선생님 작품을 이야기하고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를 자신 있게 말씀 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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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10 09:2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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