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미지수
- 작성일
- 2020-12-05 12:23:59
- 작성자
- 박재삼문학관
- 조회수 :
- 290
찬란한 미지수
찬란한 미지수
박재삼
저 나뭇잎 뻗어 가는 하늘은
천 날 만날 봐야
환장할 듯이 푸르고
다시 보면
얼마나 적당한 높이로
살랑살랑 미풍을 거느리고
우리 눈에 와 닿는가.
와서는, 빛나는, 살아 있는, 물방울 튕기는,
광명을 밑도 끝도 없이 찬란히 쏟아 놓는가.
이것을 나는
어릴 때부터 쉰이 넘는 지금까지
손에 잡힐 듯했지만
그러나 그 정체를 잘 모르고
가다가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가운데
반쯤은 명상을 통하여 알 것도 같아라.
그러나 다시 눈을 뜨고 보면
또 다른 미지수를 열며
나뭇잎은 그것이 아니라고
살랑살랑 고개를 젓누나.